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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s

스포트라이트

 

 

 사제의 아동 성추행이라는 주제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면 관객이 매우 불편할 수 있다. 다소 자극적일 수도 있고, 숨기고 있던 진실에 눈쌀을 찌푸린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 (내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담백하다. 이런 주제로 이렇게 조용하게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엄청난 기교를 부린 영화라 할 수 있다.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도  통상적인 스파이영화와 달리 매우 조용하고 잔잔하게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런면에서 두 영화가 비슷한 것 같다.

 

 스토리는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들과 막으려는 자들의 싸움정도 이다. 박진감, 긴장감 따윈 없고 영화의 심심함을 덜어주는 부분이라고는 적절하게 깔리는 잔잔한 배경음악정도이다. 카톨릭이라는 종교가 가진 힘과 미국문화의 배경과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카톨릭,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그들이 믿고 있는 신의 치부를 드려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사제의 아동 성추행을 직/간접적으로 다룬 영화는 많다. 그정도로 만연하단 얘기겠지?

 

 그보다 난 이 영화의 흐름을 기억하고 싶다. 영화에 나오는 편집장은 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 같다. 그가 연기하는 편집장은 조용조용 할말을 다하는 흔들림 없고 진중한 역할이다. 영화의 잔잔함의 중심에는 그의 조용한 연기가 있다.

 

 덕분에 담백함과 심심함을 넘어서 지루함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볼만한 이유는 나름의 조용한 반전도 깔아주고 편집도 이쁘게 한 덕 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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