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가 이렇게 슬픈 책이었다니. 새벽에 꾼 무서운 꿈 덕분에 31살의 어른이 되어 어린왕자를 다시 읽게 되었다. 어렸을 땐 어린왕자의 스토리를 읽었고 지금은 그 안에 담긴 상징을 읽게 되었다. 어른이 되는건 편리하지만, 어린이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편리한 숫자들 덕분에 낭만 따윈 없어졌다. 창가에는 제라늄이 피어있고 지붕위에는 비둘기들이 노닐고 있는 아름다운 붉은 벽돌의 집 보다는 그 집이 십만 프랑짜리 집이라는 것에 더 매력을 느끼는 나이가 되었다.
어린왕자는 어른이 된 나를 찾아오 '어릴 적의 나' 이다.
새침떼기 장미아가씨, 새로 사귄 여우라는 친구, 나를 물어 버린 뱀. 여행 중 만나는 어른들은 내가 만나온 사람들.
주옥같은 대사라는 말이 식상하지만, 이렇게 사람을, 또는 인생을 요약할 수 있다니. 그 주옥같은 문구를 적어본다.
"난 빵을 먹지 않아. 그러니까 밀은 내겐 아무 소영이 없는 거야. 밀밭을 보아도 내 머리에는 아무것도 떠오르는게 없어. 그게 몹시 슬픈일이야! 그런데 넌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그러므로 네가 날 길들인다면 굉장히 놀라운 것이 될 거야. 금빛깔의 밀을 보면 네 생각이 날 테니까. 그리고 나는 밀밭을 지나가는 바람 소리가 좋아질거야..."
"네 장미가 그렇게도 소중한 것은 네가 그 장미를 위해서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가 있는 곳에서 만족하는 법이 없단다. "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단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까"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
"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쳐다보게 되면 내가 그 별들 중 하나에서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그 별들중 하나에서 웃고 있을테니까, 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다 웃는 것으로 보일 거야. 그러니까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갖게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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