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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 끄적

풍경소리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물건이 소음이 되는 이 서울 하늘 아래에서

 

풍경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치란 정말 '감칠맛'이다. (아~ 이표현 멋있다! 감칠맛이라니....)

 

가족들의 반응은 의외로 좋다.

 

내방에서 맞고를 치시는 엄마도, 풍경이 점드락(충청도 사투리다 : 날이 저물도록 하루종일) 

딸랑거렸다며 즐거워하시는 눈치다.

 

아침마다 학교 보내려 깨우는 짜증섞인 못소리도 풍경을 흔들며 사라졌다. (젠장. 난 파블로프의 개가 되었다.)

 

아부지는 얼마주고 샀냐고, 왜 중고를 샀냐고, 하긴 중고가 운치 있다고, 밖에서 비를 맞아야 색이 변한다고, 워낭을 사오지 그랬냐고, 풍경 안에 이름이 써있다고, 아세톤으로 지워 보라고,

 

나 없는 사이 여기저기 자세히도 보신 눈치다.

 

풍경을 들고 돌아온 나를 '뭐 이런놈....' 취급하던 누나도, 머리깎고 방으로 찾아오면 시주를 해주겠다나.. ㅎㅎㅎ

 

저 멀리 미국에서 강현이를 키우는 큰누나도 페북에 '이건 대봑'이란다.

 

사실 독립심 없고 남들 눈치 보기 좋아하는 내가..

 

이번만은 남들이 개소리를 하든 말든 나만을 위해 산 이 물건의 반응이 이정도일 줄이야.

 

이정도의 효용이라면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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